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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산행기 / 원정산행 두륜산

◎ 행복한 삶/3. 취미 생활

by 최안동(圓成) 2009. 7. 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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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륜산의 산죽터널 


두륜산은 해발 703m로 보잘것없는 산 인줄 알 아건만 해변가에 위치해 산 아래 평균 해발이 30m 이내인 전남 해남에서 이 정도의 높이는 산 아래 평균 높이가700m에 이르는 강원도 태백이나 평창에 있다면 1,300m급 고산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만한 산 이었다.

사부와 수 .토요일은  가까운 당일산행이 가능한 명산들만 순례하고 먼 곳은 친구 4명들과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정기적으로 1박 2일로 명산을 순례하는 원정산행대를 조직하고 그 첫 번째 산행지로 전남 해남에 있는 첫날 두륜산과 월출산을 원정남도 산행 길에 올랐다.

우리나라의 땅 끝인 해남까지의 길은 매우 먼 길이지만 낮선 곳으로의 여행에 대한 설레 임과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로 친구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도착 한곳은 해남에 두륜산 입구 주차장 입산 전에 간단히 점심을 먹고 산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대흥사 경내에 이르러 사찰 뒤에 병풍처럼 둘려져 있는 암봉들을 훑어보니 오른쪽부터 두륜봉 만일재 가련봉 노승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그 모습이 부처님이 누워 있는 뜻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울창한 수림을 헤치고 오심재에 오르니 고계봉으로 오르는 산길이 폐쇄 되었는데 그 이유는 집단시설지구에서 고계봉까지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환경영향평가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등산로를 폐쇄하였다.

노승봉에 오르는 능선 길은 암봉들의 등줄기를 밟으며 다도해의 절경과 해남 땅의 산줄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 격이지만 바위와 바위를 연결하는 쇠밧줄과 손잡이 발 받침대를 이용하지 않으면 전진이 어려운 험난한 코스로 아슬아슬한 암릉을 밧줄에 의지하고 좁은 바위 구멍을 통과해 힘겹게 오르니 수십명이 앉을수 있은 능허대 라는 넓은 반석이 시원하게 자리 잡고 있다.

능허대에 들어 누워 시원한 봄바람에 땀을 식힌 뒤 친구들과 둘러 앉아 푸짐한 돼지족발 안주에 걸쭉한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는 맛은 아마도 신선들이 마시는 불로 장생주의 맛이 아닐까 여겨진다.

여세를 몰아 정상인 가련봉에 오르니 고계봉에서 부터 노승봉을 거쳐 두륜봉, 도솔봉, 연화봉, 혈망봉, 향로봉등 8개의 암봉으로 쭉 이어지는 능선이 남한 지도처럼 연결 되여 그 수려함이 장관이다.

정상을 지나 두륜봉을 향하니 이번에는 암릉과 더불어 너덜까지 합세 하여 산행의 묘미를 더해주고 구름다리를 통과하여 두륜봉 산 위에서 내려다보니 그 모습이 매우 평화로워 보인다.

스릴 넘치는 암릉 구간이 끝나니 산세가 부드러워 지면서 이번에는 산죽이 앞을 가로막는데 산죽을 만나는 건 매우 흔한 일이지만 이곳 산죽은 유달리 키가 크고 무성하게 우거져 터널을 이루는데 그 안에 들어서니 사방이 막혀 버리고 하늘도 보이지 않는 산죽 터널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그 길이가 약 4km에 이르니 그동안 다녀본 산죽 길 중에서 이곳이 산죽 터널로는 최고의 명소가 아닌가 여겨진다.

두륜산 산행을 마치고 하룻밤 숙박을 위해 완도에 숙소를 정하고 싱싱한 해산물로 저녁식사를 한 뒤 친구들과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 여흥을 즐기고 다음날 그 당시 한참 인기가 높았던 대하드라마인 ‘해신’ 촬영 세트장에 잠시 들러 이곳저곳 다니며 눈요기를 즐기고 장보고의 주 무대인 신라방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월출산으로 향했다.

월출산은 강진군과 영암군에 걸쳐져 있지만 영암 월출산이라고 불린다.

영암군에 들어서니 멀리서도 전체가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육지와 바다를 구분하는 것처럼 우뚝 솟아오른 월출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수석 덩어리 같은 전남 유일의 국립공원인 월출산은 사방 백리에 높은 산이 없어 벌판에 홀로 우뚝 솟아있는 바위산으로 수많은 돌 봉우리들과 하늘로 솟구쳐 오른 기암괴석 때문에 면적이 가장 작은 국립공원이지만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리는데 전혀 손색이 없다.

산길로 접어드니 곧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은 구름다리를 지나 천황봉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바람폭포를 거쳐 천황봉으로 가는 길인데 구름다리 쪽으로 올랐다가 폭포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잡아 올라가니 천황서라는 작은 암자가 나오는데 산죽 터널과 가파른 철 계단을 지나 온몸에 땀이 촉촉이 밸 정도로 한참을 오르니 바람폭포 옆의 천 길 낭떠러지인 시루봉과 매봉을 쇠줄로 연결하는 철묘한 모양의 구름다리가 나오는데 이 다리는 길이 가 52m에 이르는 현수교로 우리나라 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며 아래를 힐끗 내려다보니 오금이 저릴 정도로 아찔하다.

구름다리를 내려서면서부터 악명 높은 월출산 특유의 고행의 등산로가 기다리니 거친 숨을 토해내면서 봉우리에 올라가면 다시 천 길 낭떠러지 내리막이 기다리고 그 내리막을 한없이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고 수시로 나타나는 철 계단과 사다리를 기어오르다 보니 온몸은 물 속에 빠졌다가 나온 것처럼 땀으로 흠뻑 젖어든다. 구름다리에서 2시간을 힘겹게 오르니 드디어 험한 길의 끝을 알려주는 통천문이다.

통천문은 월출산에 오르는 마지막 관문으로 이곳을 통하면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로 이와 유사한 문이 있는 산은 지리산 천왕봉과 남해 금산 여수 향일암에 해탈문도 통천문과 흡사하다.

통천 문을 지나 드디어 다 왔다는 안도의 한숨 속에 정상에 오르니 동시에 백여 명이 앉을 수 있는 평평한 암반이 장엄하게 펼쳐져 있다.

천황봉의 펑퍼짐한 바위 봉우리에서의 장쾌한 조망을 어디에 비길까.

서쪽 건너편에 향로봉 구정봉 주지봉이 마주보고 서 있고 양옆으로는 영암아리랑 노랫말처럼 천황봉 운해에 달뜨는 광경의 어울림이 빼어난 곳으로 유명한데 우리는 밤의 월출 모습을 볼 수 없으니 구름을 걸친 채 갑자기 우뚝 솟아 다가서는 천황봉의 신령스러운 천황봉에서 내려다보이는 미왕재의 광활한 억새밭이 유혹하지만 이곳은 남겨 두었다가 다음기회에 탐방하기로 하고 병풍처럼 펼쳐진 장엄한 암군을 뒤로한 채 아쉬운 발길을 돌려 폭포 코스로 하산하니 올라갈 때의 험한 산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저 평범한 산으로 바뀌어 있다. 올라갈 때의 힘들었던 고통을 월출산에 대한 추억으로 승화시키고 바람폭포에서 시원한 약수 한잔으로 산행을 마무리 한다.

 

친구에게 메일이 왔다.

삼봉친구는 일주일에 두번 정도 전국 방방곳곳 명산을 순례하면서 여정을 꿈꾸고 있는 산 사나이랍니다.

나도 언제 한 번 갈 수 있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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