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1박2일
봉정암→영시암→수렴계곡→백담계곡→용대리로 이어지는 자연의 파노라마를 그려봅니다.
06시 봉정암을 출발하는 나그네의 발길은 바빠졌다.
정상에서 찾지 못한 설악산의 아름다운 단풍이 지금부터는 내 눈앞에서 펼쳐진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
계곡은 계곡이며!
단풍은 단풍이로다!
하지만 설악의 아름다운 이 자연은 자손만대에 이어지도록 지켜야 한다.
[꼭대기 저바위 떨어진다]
봉정암에서 백담사까지는 약 10.6km 걸어야 한다.
나에게 녹녹하지 않은 길이다.
그래도 걸어서 가야 한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설악의 단풍계곡을 걷는다고 생각하면 마음은 행복하다.
봉정암을 출발하는 초입에는 직선으로 이어지는 급경사로 첩첩산중 낭떠러지와 온통 암벽으로 싸여 실수라도 하면 큰일 난다, 정신 차리자.
봉정암이 이토록 웅장한 것은 우리나라 사찰 중 최고의 높이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아~아 단풍이다!
동행한 일행들의 탄성이 들려온다.
단풍잎의 고운 빛깔에 심취해 나그네도 연신 카메라를 들이 된다.
설악산의 단풍이 유난히 곱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풍나무는 왜 붉게 물드는 것일까?
이는 날씨가 차가워지면 잎의 생활력이 쇠약해져 빨강 색소인 화청소가 새로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설악의 곱디고운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
붉게 물든 단풍 계곡은 완만하고 산행하기에 좋다.
무름이 아플 때면 앉아서 사색에 잠겨도 본다.
넓은 바위에 설악의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신선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듣다.
어제는 쉬임없이 정상(대청)을 향해 걷는다고 여유가 없었는데!
지금에서야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한계령에서 오르다 보니 귀때기청봉이란 표지판이 나왔다.
무심코 지나왔지만 지금에서야 생각이 난다.
'귀때기청봉'이란 이름은 자기가 제일 높다고 폼 잡다가 소청봉·중청봉·대청봉 삼형제에게 귀싸대기를 맞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사랑”
봄 불보다 깊으니라.
가을 산보다 높으니라.
달보다 빛나리라.
돌보다 굳으리라.
사랑을 묻는 이 있거든 이대로만 말하리.
-만해 한용운-
[영시암에서 잠시잠간 휴식하는 길동무 전경]
조용한 가을 단풍을 감상하면서 호젓한 길로 들어서니 영시암이란 암자가 나온다.
영시암에서 기와불사도 하고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면서 잠시잠간 쉬어간다.
영시암에서 국수공양을 한다.
아~뿔싸 오늘이 나의 생일날(음9월20일)이 아니가!
집에 있었으면 울~마눌님이 미역국에 생일상을 차려주었을 텐데 집 나오니 고행이구나!
하지만 이곳 영시암에서 국수공양하고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듣는 지금이 더없는 행복이로다.
수렴동 계곡은 영시암에서 백담사로 이어지는 설악의 계곡으로 단풍절경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곳이며, 수정처럼 맑은 물속에 비치는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입니다.
수렴동 계곡의 바위들은 백옥 같은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렴동과 백담 계곡에서 나의 작품사진을 찍어보자.
나그네가 설악에 왜 왔느냐?
오색찬란한 설악의 단풍과 기암괴석, 수정처럼 맑은 자연의 아름다운 비경을 꿈꾸면서 오지 않았던가.
“좋은 단풍사진 찍는 법”
단풍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좋은 단풍을 찾으면 된다.
너무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이것보다 중요한 것도 없다.
훌륭한 단풍만 찾아낸다면 다른 요소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단풍을 찍으러 갔는데 사진이 별로였더라면 그건 그때 그 장소의 단풍이 별로여서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다.
색감이 화려하고 선명한 단풍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사진도 애매하게 나오는 것이다.
가을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 스님의 발자취와 시의 향기가 그윽한 절이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님은 갔습니다.
나그네도 대웅전에 들어가 삼배를 합니다.
계곡에는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돌탑들이 여기 저기 똬리를 틀고 서 있다.
저마다 무슨 소원을 담고 있는 것일까?
돌탑이 세워진 계곡에서 설악산을 배경으로 마지막 전경을 담아보니 역시 아름다운 설악이다.
누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이것이 설악의 아름다움이다.
백담사는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예전보다는 너무나 많이도 변했다.
전두환전대통령 내외가 이 절에서 생활한 이후로 엄청난 인파가 몰려온다고 한다.
이곳 백담사는 647년(진덕여왕 1)에 자장이 창건하였고 한용운이 머물면서 님의 침묵, 불교유신론을 집필하는 등 만해사상의 산실인 곳이다.
이젠 용대리를 가기위해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버스를 타기 위해 관광객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도 정겨워 보인다.
용대리까지는 8km정도 아스팔트 위를 달리면 나그네의 이번 설악여정(1박2일)이 마무리된다.
용대리 주막에서 친구와 막걸리 한잔으로 감사함도 전합니다.
[친구와 막걸리 한잔 나누면서 설악산 1박2일 여정 마칩니다]
2011. 10. 16~17. -圓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