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례 문화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잘 죽는 법을 알아야 잘 사는 법도 알게 되는 것처럼 미리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죽음은 절망스럽고 두렵다. 죽음을 앞둔 사람의 심리 상태는 일반적으로 절망과 두려움, 부정, 분노, 슬픔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도 죽음을 받아들이고 죽음 이후에는 장례문화에 따라 매장 또는 화장으로 마지막 이별을 고하게 된다.
◉ 인도의 장례 문화
인도 바라나시 갠지스 강은 힌두사원이자 순례지다.
강쪽으로 드리워진 수많은 가트(계단)로 이어지는 골목길에 곡소리의 일종인 “라마라마” 소리가 퍼진다.
빨강, 노랑의 원색 헝겊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동여맨 주검을 대나무 들것에 실은 운구행렬은 밤늦도록 골목길을 메우고 강가에는 종일 매캐한 연기 속에 주검 타는 냄새가 진동한다.
화장터인데도 우는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인도 사람들은 죽음을 `목샤'(자유)로 부른다. 영원한 자유로 가는 관문이 죽음이며, 이생에서 사용한 육신은 껍데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육신은 물, 불, 공기, 에테르, 흙 등 5개 원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화장을 통해 원소가 해체된 뒤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게 이들의 믿음이다.
인도인의 80% 이상은 전통적인 화장법을 따르고 있다.
죽은 뒤 24시간 안에 화장하는 것이 관습이다. 바라나시에 있는 `자유의 집'에는 임박한 죽음을 기다리기 위해 인도 전역에서 노인들이 몰려든다. 이런 문화적 관습 탓에 그곳에서 죽고 갠지스강물에 뿌려지는 것만으로도 해탈에 이를 수 있는 `성지'이자 위대한 화장터로 불리는 바라나시의 화장터는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매일 많은 인파로 분빈다.
바라나시에서 화장되는 사람의 40%는 다른 지방 출신이다. 가장 큰 화장터인 마니카르니카가트에선 하루에 적어도 100명을 화장을 한다고 한다.
들것에 운반된 주검은 갠지스 강물로 씻겨주는 정화의식을 거치고 나면 곧바로 화장에 들어간다. 빈부의 척도에 따라 화장에 필요한 장작더미의 량도 달라진다.
화장터의 불이 꺼질 무렵 상주가 점토 항아리를 잿더미 속으로 던지면 사자와 유족들의 관계는 완전히 끝나고, 타고 남은 재를 갠지스 강에 뿌리는 것으로 모든 장례문화도 끝이 난다.
인도에서 화장은 황달·수두 등 전염병이나 사고로 죽은 사람, 임산부, 동물 등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생에서 주어진 카르마(업)와 다르마(의무)를 다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화장인 까닭이다. 인도 사람들에게 화장은 소멸의 상징이자 카르마를 다 태워 불멸의 삶으로 거듭나는 길이기도 하다.
◉ 중국 티벳의 장례 문화
티벳의 장례문화는 천장(天葬).
천장은 곧 죽은 자를 독수리에게 먹이는 장례문화다.
독수리가 시체를 먹고 하늘에 오르면 티베트인들은 죽은 자가 쉽게 하늘에 오른다고 여긴다. 천장 장은 티벳의 고정된 지역에서만 행하고 있는 장례문화다.
사람이 죽으면 수일동안 라마(티벳의 승려)를 불러 경을 읽게 한 후 장례일자를 정한다. 발인은 아주 일찍하며 장의사가 분향을 하고 신께 기도를 드리면 독수리들이 연기를 보고 천장 장에 모여든다. 장의사는 곧바로 시체의 의복을 벗기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시체를 절단하면서 뼈와 살을 분리한다. 뼈는 돌을 사용하여 파쇠하고 티베트인들의 주식인 참파와 섞는다. 마지막으로 호루라기를 불면 독수리들이 내려와 분리한 뼈와 살을 게걸스럽게 맘껏 먹는다.
◉ 인도네시아의 장례 문화
인도네시아 속담에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라는 말이 있습니다.
구보를 할 때와 비올 때를 제외하고는 뛰는 일이 없는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은 장례만큼은 서두릅니다. 장례 기간이 길면 길수록 고인에게 고통을 주는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사망하면 그날, 오후에 사망하면 그 다음날 오전에 장례를 치르는 게 일반적입니다.
교통 체증이 심각한 자카르타 도로에서 종종 영구차를 만나게 되는데, 운전자들은 영구차가 먼저 갈 수 있도록 길을 내줍니다. 현지인들은 "저승으로 가는 사람에 대한 예의를 표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슬람법에 따르면 천사가 상여에 실린 고인을 앞에서 인도하기 때문에 상여를 앞질러가지 않고, 장례식에 참가한 사람들은 상여의 뒤를 따릅니다. 상여는 4명부터 10명 정도가 지게 되는데 빠른 걸음으로 장지로 이동하며, 시신을 운반하는 일은 공덕을 쌓는다고 믿습니다.
장례식 때에는 가축을 잡고 부조로 조의금이나 가축 또는 곡물 등을 주며 위로한다.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밝아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보낸다기보다는 오히려 영혼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을 축복하는 경향이 짙다. 그들에게 있어서 죽음은 슬픔이나 두려운 것이 아니라 영적인 세계로 돌아가는 통과의례로 여긴다.
◉ 한국의 장례 문화
우리나라의 장례문화가 산업화, 핵가족화 등으로 매장에서 화장으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므로 인구고령화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장례수요가 확대되면 더 이상 사망자의 유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국민들을 위한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고인의 죽음을 맞이한 유족으로써는 명분과 사회적 직위를 고려하여 엄숙하고도 품격이 있는 장례를 치르려고 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유족들에게는 당황스럽고 슬픈 시간이 아닐 수 없다.
경황없는 유족들을 대신하여 장례준비를 해 주는 상조업체나 대신 일을 봐주는 분들께는 유족으로써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하지만 장례절차상에서 상조업체가 권하는 물품들을 선택하다보면 장례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는 사실에 당황스러울 때가 있기 마련이다.
주변의 시선과 체면 때문에 과소비를 하게 되지만 상업화로 내딛는 상조업체들의 장례문화에도 조금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장례비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고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되어 유족들이 더 힘겨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현실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고인의 장례를 치르는 유족들은 불과 며칠(3일장, 5일장) 후면 모든 것이 사라질 장례물품들을 비싼 값을 지불하고 장례를 치러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온전히 고인의 추모에만 전념하고 장례비용을 절약하고 간소화하여 살아있는 유족들의 힘겨운 삶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장례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고인을 중심으로 가족과 친족, 친구들만으로 조문하는 간소한 장례문화가 정착되어 적은 비용으로도 고인을 보내드리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하고, 비싼 수의를 입기보다는 평소에 가장 좋아하는 의복도 입을 수 있고, 값비싼 오동나무가 아닌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개선되어야 할 과제라 생각해봅니다.
우리의 생명체는 언젠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생을 떠나야하기에 그 때를 대비해 우리에게 맞는 장례문화는 어떤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모든 것은 오고 간다.
올 때가 되면 오고
갈 때가 되면 간다.
그것이 진리의 모습이다.
명예도, 권력도, 지위도, 사랑도,
행복도, 성공도, 실패도
‘나’라는 존재 또한
왔다가 갈 것이로다.
“인생도 바람 같은 거라 한다.”
만남의 기쁨이든 이별의 슬픔이든 다 한순간이고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며,
폭풍이 아무리 거세어도 지난 뒤엔 고요하니
고민하지 말라 합니다.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 거고
육신을 버리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니
아파하지도 집착하지도 말라 합니다.
그렇게 바람처럼 살다 가는 게 좋다는
묵연 스님의 말씀
바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길 떠납니다.
그리고 마지막 떠나는 길
한을 남기지 말자.
‘나’에게도 한이 남지 않게 하고,
‘남’에게도 한을 남기지 않는 상태로
인생을 매듭짓는 것이 “사무여한[死無餘恨]”의 길이고,
나그네의 바램이다.
[2017. 3. 6. 장례식에 다녀왔어~. -圓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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