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설산 주봉 전경]
매리설산(6,740m) 트레킹
티베트인의 성산인 매리설산은 중국 운남성 더친현에 자리하고 있는 티벳불교 성산중 제1성산으로써 티베트인에게 일생에 한번은 반드시 다녀가야 할 성지이며, 주봉은 “카와거부봉”이다.
운남성에서 가장 높고 장전불교의 8대 신산의 으뜸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수많은 티베트인들이 매년 이곳에 순례를 하기 위해 찾는 성산이랍니다.
매리설산 트레킹을 위해서 험난한 고행이 시작됩니다.
샹그릴라를 거쳐 더친(비래사)주변 숙소에 주 배낭을 보관하고 3일 동안 꼭 필요한 물건만 작은 배낭에 넣어 험준한 산맥과 협곡을 지나 장족마을을 통과한 빵차의 최종목적지는 서당온천이란 곳이다.
차량 접근이 이곳까지 이기에 이제부터는 내 다리로 걸을 수밖에 없다.
천 길 낭떠러지를 지나오면서 나의 머릿속은 온통 공포에 질렸다.
아슬아슬한 협곡과 금세라도 무너져 내릴 것 만 같은 바위덩어리들을 보는 순간 눈앞이 깜깜해온다.
더군다나 나를 더 놀라게 하는 것은 중국 빵차 기사들의 운전습관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실신상태다. 내리막길에서 기어를 중립에 두고 달리지 않은가(기름을 절약한단다) 아뿔싸! 이제는 죽은 목숨이구나!
떨리는 다리로 도저히 길을 걸을 수가 없다.
다른 일행과 함께 말을 이용하자.
게스트하우스(위뻥촌)까지 가기 위해서는 5시간 정도를 걸어야 한다.
내일의 매리설산 트레킹을 위하여 오늘은 체력을 축적해야 한다.
250원을 주고 정상까지 말을 타고 길을 가다.
말을 타고 가는 것과 걸어서 가는 팀들과 속도는 비슷하여 정상에서 모두 만나 함께 하산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마방들과 샘에서 오류가 발생되어 배낭을 주지 않겠다고 한다.
어찌 이럴 수가!
당초에는 250원이라고 했는데 여기 왔어 280원이라고 한다.
마방들의 어거지에 실망을 하고 결국 30원을 더 내는 것으로 일방적인 타협을 보다.
하루의 해는 저물어가며 하늘에는 어둠이 서서히 몰려오고 있는 이곳이 정녕 내가 가야 할 지금의 길이였나요.
오색 타르초는 바람에 펄럭이고 숲속의 새들은 노래하지만 내 마음속의 공허함은 무엇 때문일까?
험준한 산을 넘고 협곡을 지나면서 몸과 마음은 피로하고, 마방들의 모습에서 실망하게 되는 지금의 순간이 씁쓸하기만 한가봅니다.
이제 숙소가 있는 게스트하우스(상 위뻥)에 도착했다.
모두들 방 배정을 받고 피로한 몸으로 저녁식사를 하며 내일의 일정을 논한다.
상 위뻥에서 바라보는 매리설산의 주봉은 볼 수가 없었지만 주변의 장엄함과 고요함은 깊어가는 이 밤을 더욱 그리워지게 한다.
위뻥촌(고도 3,000~3,500m정도)
위뻥촌은 매리설산 선녀봉 아래에 위치한 티베트인들의 오지마을이다.
중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오지마을이라고도 하는 위뻥촌은 상 위뻥촌과 하 위뻥촌으로 차량접근이 되지 않은 오지로 20여 가구의 장족(티베트인)이 산속 깊숙한 곳에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자신들만의 문화를 간직하고 소박하게 티베트인의 삶의 모습을 꿈꾸며 살고 있는 곳이랍니다.
[위뻥촌 전경]
2014. 8. 15(금). 신폭(션푸) 트레킹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내려다본다.
아침 공기는 맑고 신선하다.
가량비가 소리 없이 내린다.
상 위뻥에서 바라보는 하 위뻥의 모습들은 평화롭다.
오늘은 신의 폭포를 보기위해 기도를 한다.
오는 비는 멈추게 하여 주시고, 걷는 육신은 무탈하고 가볍도록 하시고, 마음은 속세를 떠나 천국에서 평화를 누리는 것처럼 여유로움과 자연의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아침식사는 국수와 계란후라이다.
우비를 챙기고 게스트하우스에서(9시20분) 하위뻥으로 출발한다.
신의 폭포를 가기 위해서는 하위뻥을 지나야 한다.
하 위뻥과 상 위뻥의 고도차는 약 500m정도.
주변의 풍광이 너무나 평화롭고 좋다.
깃대에 오색 천으로 감아둔 것이 “룽다”고 긴 줄에 오색 깃발들이 펄럭이는 것은 “타르초”라고 알려준다.
티벳불교와 문화를 처음 접하는 나그네의 마음은 새롭고 신선하다.
동네 초입마다 설치된 백탑의 모습도 아름답다.
신의 폭포에 가는 길 인 만큼 몸과 마음도 깨끗하고 맑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신을 집중한다.
간간히 내리는 보슬비가 시원하기만 하다.
고도가 점점 높아지나 보다.
선두와 후미의 중간 지점에서 동행한 이선생님과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평소보다 빠른 맥박으로 쉼 호흡을 하며 목적지를 향하여 전진하고 또 전진한다.
션푸는 티베트인들이 얼마나 신성시하는 곳일까?
산을 오르는 길 곳곳마다 오색 타르초를 걸어 놓았다.
타르초가 바람에 휘날리면 신성한 무언가가 나를 지켜줄 것 같은 예감에 나도 모르게 합장을 하게 된다.
고도가 점차 높아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아직까지는 고산증세를 느끼지 못하고 빠른 호흡장애 정도로 간신히 견디고 있지만 함께한 이선생님은 고통이 조금씩 오나보다.
숲속의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평화롭고 신비로운 세속의 여행자가 되어 즐거워하는 지금의 순간이 참 행복합니다.
자연이 주는 신선한 공기며, 아름다운 거목에 끼어있는 이끼와 구름이 지나갈 때 마다 조금씩 내어주는 매리설산의 모습들이 장관이고 정말 환상적입니다.
신폭의 모습이 조금은 보이기 시작한다.
마지막 깔닥고개가 나를 응시하고 있지만 나 또한 물러서지 않고 서서히 신폭(션푸)앞에 이르다.
오!
신이시여!
여기가 신폭이란 말입니까?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내가 힘들게 걸어온 뒤를 돌아본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웅장하고 장엄하며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곧 무엇이던 이루어질 것 만 같은 분위기입니다.
“티베트인들에겐 단순한 폭포가 아니라 이들이 신성시 하는 종교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말” 실감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폭포 앞에서 기도를 합니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향을 피우는 곳에서는 옴마니반메훔이란 오색타르초가 펄럭이고 티벳탄들이 기도하는 모습도 볼 수가 있답니다.
4시간을 나의 힘으로 나의 다리로 걸어 올수 있었기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힘찬 폭포수를 보지 않았는가!
폭포수가 떨어지는 곳에는 신선들만이 노는 곳이라니 가연 장관이로다!
온 산을 감싸고 있는 타르초의 모습 또한 천국이란 생각을 잠시나마 하게 됩니다.
신의 폭포(션푸)
신폭은 수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오는 티벳 최고의 성지로써 티벳탄들이 폭포수를 맞으며 현세에 지은 죄들을 씻어내기 위해 기도하는 곳이랍니다.
티벳탄들은 신폭 아래에서 3바퀴를 돌은 후에 폭포물에 머리를 담그며 기도를 하고 이를 집으로 가져가 가족과 함께 나뉘어 마시며 복을 기원한다.[백과자료 옮김]
9시20분에 출발하여 신의 폭포에 도착한 시간은 13시20분(4시간소요), 이제는 배도 고프다는 생각이 들어 하산과 함께 준비한 점심을 간단하게 먹습니다.
내려가는 길에는 룸메이트 심선생과 함께 현세의 이야기를 나누며 정답게 숙소로 향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다는 것은 가슴 따뜻한 일입니다.
매리설산 신폭 트레킹을 하면서 룸메이트 심선생과 함께 같은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지금이 너무나 즐겁고 감사한 순간들입니다.
2014. 8. 16(토). 얼음호수(삥후) 트레킹
어제부터 비가 오지 않기를 기도한 나의 정성이 부족한 탓일까 아침에도 비는 온다.
아침식사는 국수로 한 사발 먹고 점심때 먹을 간식용으로 계란3개를 배낭에 챙겨 넣는다.
고수들이 애기하는 삥후의 특성과 시간대를 계산하면 왕복 10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동행한 손장군님 부부팀은 07시에 출발한다.
초보트레킹이라 만약을 위해 함께한 다른 일행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미리 출발하신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참 군인으로써 그리고 장군으로써 책임감과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에 감동하면서 본진도 09시에 삥후를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얼음호수(삥후)
얼음호수는 티베트인들이 카와커부봉(6,740m)의 생명이 담겨 있다고 믿은 성스러운 호수라고 합니다.
얼음호수 가는 길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 그대로의 모습을 만날 수 있으며, 특히 5월에는 두견화가 만발하여 봄과 설산의 겨울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이다.[백과자료 옮김]
상 위뻥을 돌아 나오니 백탑이 나를 맞이한다.
티벳탄들의 문화에 따라 나도 시계방향으로 주문을 외우며 한 바퀴 돌고 합장한다.
주변의 더 넓은 초지에는 말과 야크들이 자연을 벗 삼아 여유로운 모습으로 이방인들에게 인사하는 것 같아 사진촬영으로 답하다.
하늘에는 하얀 구름과 보슬비가 내리고 울창한 숲속의 거목들은 나를 바라봐 주는 듯 다정히 반겨주니 나그네의 발걸음도 한결 가뿐하게 선두그룹을 따라 열심히 걷고 있습니다.
오늘도 나의 다정한 동반자 이선생님과 함께 주변의 풍광을 즐기면서 사진도 찍고 쉬엄쉬엄 길을 걷는 지금이 무엇보다 평화롭습니다.
비록 고도가 높은 산을 오르면서 맥박과 숨소리는 거칠고 힘든 순간이지만 자연과 속사이며 사람들과 마주하고 얻는 삶의 지혜를 배우는 지금이 참 좋습니다.
베이스캠프 표지판을 보면서 나의 다리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3시간여 만에 베이스캠프에 도착했습니다.
캠프 옆 작은 객장에서는 부족민이 야크우유로 치저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한참을 생각한다.
열약한 환경속에서도 즐거워하는 당신의 표정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중얼거리니 웃으면서 사진도 촬영하라고 한다.
배낭에 있던 알사탕 하나를 건네니 빙그레 웃는 모습이 참으로 순박하고 감사해하는 모습들이 이곳 부족민의 심성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참 좋다.
룸메이트 심선생의 목소리가 저 멀리서 들여온다.
삥후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으니 갔다 왔어 함께 식사하자고 한다.
베이스캠프가 있는 이곳에서 삥후까지는 약 1시간의 거리라고 하니, 이참에 오늘의 목적지를 향해 마지막 힘을 다해본다.
얼음호수의 고도가 4,100m라고 하니 이제 나의 체력에도 한계가 왔나보다.
눈앞에 보이는 대자연의 설산을 바라보면서 이토록 힘들고 고통스럽게 산을 올라온 지금의 나의 모습이 너무나 초라하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먼저 출발한 손장군님께서 5분만 올라가면 정상이라고 한다.
오를 때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는데 막상 이곳(삥후)에 도착하니 기운이 솟는다.
으라차차! 으라차차! 으라차차!
큰 함성으로 삥후를 맞이하여 인사한다.
온 사방에서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는 얼음물이 폭포수가 되어 장관을 이루고 아래에는 신천지가 되어 힘들게 올라온 나를 정답게 반겨줍니다.
새소리 물소리 풍경소리에 비를 맞고 흥얼거리며 베이스캠프로 향하는 발길은 너무나 가볍다.
캠프에 도착하니 먼저온 안선생님께서 수유차를 먹어라고 준다.
비록 5원하는 수유차 한잔이지만 정성과 마음을 담은 것이기에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운 순간이다.
숙소에서 함께 출발한 이선생님도 체력을 감안하여 삥호 트레킹은 포기하였지만 베이스캠프에서 나그네를 정답게 맞이해주는 눈빛과 불이 있는 따뜻한 곳으로 자리를 양보해 주시는 순간들이 내 마음을 울컥하게 합니다.
이렇게 감사한 일들이 많이도 있기에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베이스캠프(大本營)는 일본 원정대가 건설하였다고 한다.
내려 갈 때는 오를 때 보다는 쉽지 않은가?
안선생님, 이선생님과 함께 간다.
하얀 설산과 맑은 얼음물이 어울어져 멋진 모습으로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오를 때 보지 못한 풍광들을 내려오면서 보게 되는 지금의 순간들이 나의 삶과 같은 모습인가요?
삥호의 트레킹은 8시간만에 끝이나고, 숙소로 돌아와 저녁에 있을 닭고기송이백숙파티를 기대하면서 긴~긴 매리설산 션푸, 삥후 트레킹 애기를 끝내고자합니다.
이번 매리설산 트레킹에서 션푸와 삥후 주변의 풍광은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차가 다닐 수 없는 위뻥 마을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과 시골풍경들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말과 야크, 돼지와 닭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면서 매리설산 트레킹을 함께한 분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아름다운 추억도 많이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 09. 11. 매리설산 트레킹 -圓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