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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는 웁니다.

◎ 내 삶에 대하여/2. 가족 이야기

by 최안동(圓成) 2014. 2. 6.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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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는 웁니다.

 

설 명절을 맞이하여 부모님이 계시는 석천(고향)에 다녀왔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식으로써 부족함이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불효자였기에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메일뿐입니다.

 

부모님이 계신 내 고향을 일 년에 몇 번이나 찾아갈까요?

명절이나 생신날 그것도 밀물처럼 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 버리는 이별의 슬픔만 남기면서 살아 왔습니다.

이번 설 명절만이라도 시골에 내려가 부모님께 따뜻한 밥상이라도 차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며칠 동안 손수 밥 짓고 설거지 하면서 부모님과의 짧은 행복을 누렸습니다.

  

학창시절 자취생활과 여행을 하면서 배운 나만의 요리 실력은 나름 수준급이라 자부하기에 울~부모님께 올리는 밥상도 진수성찬 이였습니다.

하지만 식사를 함께 하면서 밥을 드시는 량이 너무나 적다보니 기력이 없고 몸은 쇠약하여 하루하루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 고통스러운 것 같습니다.

식사량이 너무 적어 자식으로써 걱정이 참 많았습니다.

무엇이라도 드시게 하고 싶어 평소에 울~부모님이 좋아 하시는 딸기, 배, 바나나 등의 과일을 믹서기에 갈아 드렸는데도 잘 안 잡수신다.

하도 걱정되어 물었더니 이게 왠 말인가요?

소변보는 것이 싫어서 물도 적게 먹는다고 하시는 울~어매의 말씀.

아뿔싸!

그 말을 듣는 순간 참으로 자식으로써 불효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명색이 30여년을 노가다 생활로 살아온 내 삶이 부끄럽고 원망스러워졌습니다.

지금까지 관공서와 남의 집을 수없이 지어 오면서도 울~어매가 편안히 사용할 화장실 하나 짓지 못하고 살아온 내 건축쟁이 인생 30년이 허망할 뿐입니다.

이젠 우리나라도 복지예산이 100조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동안 편리하고 깨끗한 화장실 문화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노인들을 위한 안락하고 편리한 노인 전용화장실이 방안에 설치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지금에서야 느끼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엉금엉금 기어서라도 볼일을 보고 뒤처리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노인만을 위한 화장실 문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처럼 바닥에서 높게 설치된 좌식방법이 아닌 바닥보다 낮게 설치하는 방법으로 손잡이도 만들고 연로하신 분들이 혼자서도 쉽게 뒤처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개미허리처럼 가냘픈 울~어매의 모습을 봐라보면서 무엇이 그토록 힘겨웠으면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것인가?

남의 손을 빌어 화장실에 간다는 것이 부담되고 죄스러워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한다는 울~어매 너무나 불쌍하고 애달파 불효자식 마음아파 웁니다.

 

예전에는 울~어머님께서 이런 말씀도하셨다.

우리 시골집은 안채와 사랑채로 배치된 일자형 목조주택으로 지금도 문화재 못지않을 만큼 기둥이며 대들보의 크기가 예사롭지 않다.

하루의 해는 지고 어두운 골목길을 들어서면 집안에는 텔레비전 소리만 요란하게 들려온다.

방문을 열어보면 고이 주무시는 어머님의 모습에 살며시 TV의 전원을 꺼 보지만 잠이 더신 울~어매는 금세 알아차리시고 잠에서 깨어 일어나신다.

주무시면서 텔레비전은 보지도 듣지도 않는데 왜 켜놓고 있느냐고 물으시면 사람 소리가 그리워 그냥 켜놓는다는 울~어매의 말을 생각할 때 마다 눈물이 맺혔다.

이 못난 자식보다 더 효자인 텔레비전도 새것으로 바꾸어 드리고 왔다.

 

평소에는 진주에 계신 누님과 동생네가 지극정성으로 봉양하여 큰 불편함은 없었겠지만 그래도 자식들에게 부담주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아오신 올~어매.

오늘은 나보고 함께 자자고 하신다.

혼자 잠자리하는 것 보다는 불편함을 알면서도 울~어매와 같이 자고 싶다.

손발도 씻겨드리고 잠자리에 들면서 도란도란 애기도 나누어본다.

하지만 주무시면서도 불을 커지 않으신다.

어머니는 익숙하여 잘 주무시는데 난 통 잠이 오지를 않는다.

살며시 불을 커 보지만 어둡다고 또 켜신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 불빛이 필요한 것이다.

주무시면서 한두 번 정도는 소변을 보시기에 꼭 불을 켜고 주무신단다.

자는 둥 마는 둥 잠결에 울~어매 소변이 보고 싶다고 하신다.

잠결에 어매를 화장실로 모시면서 울~누님도 어머님을 모시고 있으면서 참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화장실이 옛날 재래식에서 수세식으로 변경 되었지만 노인들을 위한 배려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상황이라 많이도 힘이 들었습니다.

노인과 환자들을 위한 전용화장실 보급이 복지예산 100조원에 포함되어야 할 시대라 생각해봅니다.

 

달팽이처럼 향상 등 뒤에 짐을 지고 다니면서도 자식들에게 무겁다고 표현하지 않으시는 울~어매가 지금은 많이도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자식으로써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지금에서야 울~부모님께 용서를 구합니다.

이 못난 자식 이제야 철이 들어 천 갈래 만 갈래 찌어지는 심정으로 마음 아파하면서도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이렇게 목 놓아 불러봅니다.

 

      

 

            권효가(勸孝歌)

 

부생모육 그 은혜는 하늘같이 높건만은

청춘남녀 많은데도 효자효부 없는지라

출가하는 새아씨는 시부모를 싫어하고

결혼하는 아들네는 살림나기 바쁘도다.

 

제자식이 장난치면 싱글벙글 웃으면서

부모님이 훈계하면 듣기 싫어 외면하고

시끄러운 아이소리 듣기 좋아 즐겨하며

부모님이 두말하면 잔소리라 관심 없다.

 

자녀들의 오줌똥은 손으로도 주무르나

부모님의 흘린 침은 더럽다고 밥 못 먹고

과자봉지 들고 와서 아이 손에 쥐어주나

부모위해 고기 한 근 사올 줄을 모르도다.

 

개 병들어 쓰러지면 가축병원 달려가나

늙은 부모 병이 나면 노환이라 생각하네

열 자식을 키운 부모 한결 같이 키웠건만

열 자식은 한부모를 귀찮다고 싫어하네.

 

자식위해 쓰는 돈은 한도 없이 쓰건만은

부모위해 쓰는 돈은 한 푼조차 아까우네

자식들을 데리고는 외식함도 자주하나

늙은 부모 모시고는 외식한번 힘들구나!

 

그대 몸이 소중커든 부모은덕 생각하고

서방님이 소중커든 시부모를 존중하라!

가신 후에 후회 말고 살아생전 효도하면

너나없이 복을 받고 자녀들이 효도하네.

 

           옮긴 글 / 작자미상

 

반포지효[反哺之孝]란 사자성어가 생각납니다.

반포지효의 유래는 명나라 말기의 박물학자 이시진(李時珍:1518~1593)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 까마귀 습성에 대한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까마귀는 부화한지 60일 동안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지만 이후 새끼가 다 자라면 먹이 사냥에 힘이 부친 어미를 먹여 살린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까마귀를 자오(慈烏:인자한 까마귀) 또는 반포조(反哺鳥)라 한다.

곧 까마귀가 어미를 되먹이는 습성을 반포(反哺)라고 하는데 이는 극진한 효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연유로 반포지효는 어버이의 은혜에 대한 자식의 지극한 효도를 뜻한다.

 

까마귀도 어미가 늙어 힘 못쓰면 먹이를 물어다 준다는데 사람인 내가 자식구실을 못하고 있으니 죄인 중에서도 가장 큰 불효죄를 짓고 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불효자식 부디 용서하시고 하루하루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자식으로써 부모님이 살아계시기에 누리는 행복이 참 많습니다.

이렇게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글을 쓰는 즐거움과, 밝은 새아침을 볼 수 있는 행복과, 모든 일에 열중할 수 있는 꿈이 있어 참 좋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사랑합니다.

울~부모님 영원히 사랑합니다.

내 고향(석천)을 다녀오면서 불효자는 울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갑오년 새해에 내가 좋아하는 행복할 "幸" 찾아 여행(1월 5~25일)을 다녀왔습니다."

 

 

      

 

 

    

 

[따뜻한 태국에서의 추억사진 전경]

 

     

2014. 02. 06.  -圓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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