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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추억 [Ⅱ]

◎ 내 삶에 대하여/2. 가족 이야기

by 최안동(圓成) 2013. 1. 1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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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추억 [Ⅱ]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것 같다.

엄동설한이란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달리는 차들은 거북이 운행을 합니다.

눈길에 미끄러져 접촉사고를 내기도 하고 골절로 병원신세를 져야하는 한설의 계절 겨울입니다.

 

울~아버님께서도 눈길에 넘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시골로 내려갑니다.

불행 중 천만다행이라 할 까요.  큰 부상이 없었기에 아버님은 손수 밥상을 꾸리시며 추운겨울을 견디고 계신다.

자식으로써 애간장이 타는 아픔을 감내하면서도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불효자식의 현실에 할 말을 잊습니다.

한설이 몰아치는 시골집에서 아버님과 함께 5일~10일(6일)이란 시간을 지내면서 부자지간의 아름다운 추억도 만들고 즐기면서 애뜻한 시간을 잠시나마 보내는 것으로 위안을 갖고 왔습니다.

 

시골집의 한옥구조는 도시의 아파트에 비해 외풍이 장난이 아닙니다.

방바닥은 뜨끈뜨끈한 반면 이불자락 밖은 코가 시릴 정도의 한기를 느끼곤 하지요.

하지만 울~아버님은 평생을 그렇게 사셨기에 불편함 보다는 좋다고만 하십니다.

당장이라도 인근에 조금한 아파를 구입하여 부모님을 모시고자 설득도 해 보았지만 한사코 반대하시는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자식들도 종종 부모님을 뵙기 위해 시골에 갈려고 하면 불편함이 많아 자연스럽게 찾아뵙는 햇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울~아버님이 계시는 곳이기에 자식으로써 불편함은 잠시잠간 접어두고 옛 시절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의 삶을 살고 왔습니다.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어린 시절 개울가에서 스케이트타고 모닥불 쬐며 온종일 뛰어놀든 정든 시골집이 나의고향 석천이랍니다.

 

이곳 시골 생활을 하면서 치유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됩니다.

도심의 오염된 환경으로의 탈출과 복잡한 업무에서 해방되어 조용하고 깨끗한 시골공기 마시고 앞산뒷산 푸른 숲속을 바라보는 상쾌함이 너무나 밝고 맑은 정서를 만들어줍니다.

평소에 비염으로 고생하던 내가 아무런 약도 먹지 않았는데 치유되고 있다는 사실에 청청한 환경이 얼마나 좋은가를 실감했습니다.

시골에서 홀로 외롭게 생활하시는 울~아버님과 함께하면서 집안 청소도 하고 밥상도 차려드리고 시장에도 가면서 아버님이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식으로써 부족함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울~아버지께서 예전에는 말씀이 없었던 죽음에 대해 종종 애기를 하십니다.

이젠 언젠가는 죽음이란 것이 자신에게도 다가와 두려움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외롭게 혼자서 경제력도 없고 힘겨운 노후생활에 불안감을 느끼시는 울~아버님. 자식으로써 어떤 말로 위안을 드려야 할지 고민하다가 아버님이 현재 가지고 계신 돈이 얼마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동안 아버님의 동산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고 오신 터라 궁금하기도 하였지만 아버님의 불안한 모습에서 조금은 해답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울~아버님이 가지고 계신 동산은 1천6백만원(최초공개) 월 생활비 50~60만원정도(병원비 및 약값 표함) 대충 계산하면 2년이면 경제력이 바닥난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경제력이 없으면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울~아버님도 경제력 때문에 심경의 변화가 빨리 온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울~아버님도 연세가 들면서 질병에 대한 고통, 경제적 빈곤에 대한 고민,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역할상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부족함이 많은 자식이지만 매월생활비 넉넉하게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아버님 어머님을 위해 별도의 통장으로 충분한 돈을 예금하여 두었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드시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언제든지 편안하게 생활하시라고 말씀드렸더니 조금은 편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버님과 긴~밤을 지내면서 나누었던 짧은 대화들이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조금은 이행 했다는 생각에 위안을 가집니다.

앞으로도 외로운 생활로 하루하루를 보내시는 울~아버님을 생각하면서 자식으로서 고뇌하고 실천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해봅니다.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인생이란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버님!

대신 살아 줄 수 없기에 향상 긍정적인 생각과 밝은 마음으로 즐거운 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연세가 드시면 몸도 마음도 추하게 되기가 쉽습니다.

매일매일 따뜻한 물에 샤워 하시고, 옷도 자주 갈아 입어시고, 시장에서 이웃사람들과 식사도 나누면서 재미있게 보내세요.

 

 

『혼자서 가는 인생길』

 

나이가 들면 들수록

꽃 같은 인품의 향기를 지니고

넉넉한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늙어가더라도 지난 세월에 너무

애착하지 말고 언제나 청춘의

봄날로 의욕이 솟아 활기가 넘치는

인생을 젊게 살아가게 하소서

 

우러난 욕심 모두 몰아내고

언제나 스스로 평온한 마음 지니며

지난 세월을 모두 즐겁게 안아

자기 인생을 사랑하며 살게 하소서

 

그게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게 하소서...

          

- 좋은 글 中에서 -

 

[지리산 노고단 배경] 

엄동설한의 겨울풍경이 그려지는 시골집에서 5일~10일(6일)간의 정겨운 추억을 아버님과 함께 나누면서 자식으로서의 소중한 시간을 간직합니다.

겨울이란 긴긴밤에 아버지가 피우는 담배연기를 흡입하면서 싫지만은 부정하지 못하고 함께하는 세월들이 먼 훗날 나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겠지요.

엄동설한에 환기창을 열어놓고 담배연기 빠지기를 기다리며 손 시름도 발 시름도 감내하면서 아버님과 도란도란 애기 나누는 그 기억들이 내 마음에 동력이 되어 아름다운 추억과 기쁨으로 찾아올 것입니다.

추운 겨울을 기억하면서 아버님과 함께한 중년인생의 엄동설한 이야기~~~

 

 

[2013년 1월  내 삶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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