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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에게 / 13회 김연숙

◎ 자 료/3. 카페 글

by 최안동(圓成) 2012. 10. 2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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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기수) 김연숙(13)
제목 가을이에게

가을아!~

 

말해보거라~

정녕 내가 어제 너를 본 것이 맞느냐~

황금빛두건을 허리아래까지 두르고 눈이 부시도록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너를 만나고 온 것이 사실이더냐~

말해보거라~

나는 꿈을 꾼듯이 몽중인듯이~~ 아직도 네게 취한탓인지 세상이 온통 어리어리하여 감을 잡을 수가 없고나~

정녕 네가 마이산자락아래 우두커니서서 물빛하늘처럼 어여쁜 눈망울로 나를 반겨줌이 맞았더란 말이냐~

 

마흔을 넘어서니 내 마음이 약해진 탓이겠지. 아직은 제대로 옹골차게 여물지는 않았더란만 나는 네 속살을 보고는 그만 울음이 일어버렸다.

어여쁨이 짙어지니 눈물이 날 수 밖에~

너를 뒤로 하고 돌아가야하니 눈물이 날 수 밖에~

사람들은 모두 너를 훔치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더구나.

사진속에도 너를 훔쳐담고 동무들과 킬킬거리며 손짓하는 그곳에도 너를 훔쳐담고 심지어 길게 늘어서 화장실에서조차 너를 훔쳐담느라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나도 행여나 너의 향기라도 좀 훔쳐 담아갈 수 있을까 하여 코를 킁킁거려보기도 하고 아니그러한 척 하며 네 살갗을 훑어보았다. 너는 미동도 않은 채~~ 그저~~ 살랑거리며 엷은 미소를 하늘높이 드리울 뿐~~ 그저~~ 고이~ 가라 하였지~~

그것이 우리의 숙명이라고~

세월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고 자연과 사람이 어울어져 함께 살아가야하는 법칙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숙명이라고~~

아예 눌러 살아버릴까하는 내 속내를 네가 어찌 모르랴~   

 

마이산은 오백년의 세월을 다부지게 차고 앉아 속세를 내려다 보고 있더구나.

네 옷자락을 슬그머니걸치고 앉아서는 시침을 뚝 떼고 있는 그 모습마저도 어찌나 경건하던지 늘 실수투성이로 살아가는 나는 오금이 저려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느라 혼이 났었다.

그리곤 내가 가져간 시름들을 마이산 부처님 발밑에 몇 번 엎더리는 척 하다가는 슬쩍 놓고 와버렸지~히히~~

 

같이 간 사람들?~~~~

너두 궁금하지!~~~

그러게~~ 나도 뭔 동문회는 점잖은 사람들끼리 만나서 점잖게 악수하고 주어진 순서에 점잖게 진행하다가 점잖게 인사하고 점잖게 집에 와야 하는곳인줄 알았지…음식까지도 점잖게 먹어야해서리~~ 아무리 맛난 음식도 그 맛이  어찌나 똑같은지~~ㅎㅎ

그렇게 생각하고 나도 가지 않았겠니~

근데 정말 희얀한 세상이 있는고야~~ 궁금하지?

ㅋㅋㅋㅋ~~~~일요일 아침 태양이 떠오르기도 전에 참이슬 소주를 목에 넣는다?~~것두 입가심으로?~~

이거야말로 내 인생 마흔에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그리고 시작된 변신!~~

26명을 태우고 잘 달리던 버스에 불이 짠~하고 켜지더니 풍악이 빵~하고 울리는 거야~

즉석에서 달리는 나이트 클럽으로 변신 성공!

48인승 버스는 자신도 신이 나는지 몸을 어찔어찔 흔들어대는 바람에 나는 너무 놀라 앉은벨트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연아의 손목을 꽉쥐고 대근이의 눈동자만 말똥말똥 쳐다보았지. 혹시라도 이곳에 날 버리고 갈까봐 무서워서리~~

근데~~ 참 요상하지??

너 내가 슬슬 앉은벨트를 풀고 선배님들이 해오신 고기며 떡 그리고 깁밥이랑 물을 넙쭉넙쭉 잘 받아먹는거 봤지. 염치도 없이 왕선배님들께서 서서 주시는데 나는 앉아서 손만 쑥쑥 내밀고 잘도 받아 먹었다. 정말 철딱서니가 없다는 말은 요럴 때 쓰는거징~~^^

일단 배가 부르자 안심이 되더군~~ 뭔가 자신감이 들더라구~~히히

그래서 고개를 살짝 들어보았지~~ ~~~~~~ 성자선배님! 성현선배님~~ 함자를 기억하지 못하는 더 많은 선배님들이 마치 오랜옛날부터 그랬던 것처럼 몸을 흔들어대면서 햋빛 짱짱한 벌건대낯에 싸이도 울고갈 춤을 추시는 거야.

이름하야 막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유머면 유머. 음식이면 음식.

이 무슨 세상인지 잠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도 덩달아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한낯에 달리는 명문 화정중학교나이트클럽에서 몸을 어기적이고 있는거~~ ㅎㅎ 너도 봤지~~????

그쯤되니 나도 내를~ 잘 몰르것더라~

가을이 네가 펼쳐놓은 치마자락을 따라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고~~ㅎㅎ 버스도 달리고 다리도 달리고~~ 마지막에는 남원골 춘향이의 춤바람구경까지 달려갔었지~

횡재했다니까~~ 변사또와 기생들의 공연까지 보고나니~~ 마음이 뿌듯한게~~~뜻해지더라~~

거기다 변사또 공연에서 울 선배님들의 끼가 또 한번 확인이 되는 행운까지 겹처서 선물을 아름다리로 받아 그 귀한 약주까지 한 잔 얻어마시고서는~~ 내가 이렇게 중얼거렸지~~

참말로~~ 울 화정중학교가 명문은 명문이야~~~명문은 명문!

 

마즈막으로~~ 넙죽넙죽 손만 내밀어서 정말 죄송했습니다~~ 완벽한 준비를 해주신 조만철회장님을 비롯한 성자선배님 매끄러운사회로 끝까지 분위기가 착~~ 감기도록 해주신 강규철선배님! 그리고 함자에 들어가시지 않으신 준비위원님들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 손수 도토리를 주워다 떡을 해오신 선배님! 정성에 감사 드립니다~

마창빛샘회의 새로운 문화!!

이번 산행을 기회로 선배님들께서 길목을 열어주셨다고 감히~~ 확신을 합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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