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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ㅎi여ㄴi"

◎ 내 삶에 대하여/2. 가족 이야기

by 최안동(圓成) 2010. 6. 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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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2010년 6월 11일 금요일, 오전 01시 36분 05초 +0900
     

    "울 아빠♡" pyung7500@hanmail.net

     

    오랫만에 아빠한테 메일을 쓰네...라운딩 간다더니 잘 갔다왔어?

    건강검진 받고 엄마랑 아빠랑 맛있는 것도 못 먹고 내려보내버렸네...거기에 안좋은 소식까지 전해서...

    미안...그렇게 됐어요...내가 말해야 되는건데 지금은 딸도 복잡해서...

     

    엄마가 왜 그만뒀냐고 물어봤을땐 회사 핑계도 대고 그랬는데...뭐 그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예전에 아빠가 이상하다 별로다 할때는 잘 몰랐던 것들이 직급이 올라가고 좀더 많이 깊이 들어가게 되면서 알게된것들...뭐 그런것들...

    그리고 개인적인건...승급이 빨라서 팀장으로 승진하기 몇달을 앞둔 상황이였어...근데...그게 싫었어...

    회사도 맘에 안드는데 그 회사 팀장되는것도 무섭고...갈수록 책임질꺼 많아지는건 아는데 또 책임질게 생기는게 싫고...

    모르겠다...이래서 뭔들 하겠냐만은...지금은 진짜 모르겠어...머리가...터질것같애...ㅠ.ㅠ

     

    애들 가르치면서 첨엔 그냥 재밌었는데 하면 할수록 내가 가르쳐도 되는건가 싶은게...

    특히 고등학생들은 이러다 내가 얘들 인생까지 망치는건 아닌가 싶고 그런것도 머리아플만큼 생각하는데

    거기에 팀장까지 되면 다른 신입선생님들이나 선생님들도 가르쳐주고 알려줘야 되는데 지금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럼 안될것 같고...

    뭐 회사에 대한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이렇게 저렇게 내 문제도 있었어...

    도망쳤다고 말한다면 거기에 대해 반론 못해...도망친거 맞을지도 모르니까!! 아니...도망친거니까...

    회사 그만둔다고 얘들한테 말했는데 가르치는 얘들 전부가 선생님 바뀌는거 싫다고 말할때 기분이 이상했어...

    그래서 회사엔 그러면 안되는건데 애들이 믿어줘서 그래서 지금 가르치는 얘들 데리고 그냥 개인으로 한다고 일딴은 생각한거고...

    고2랑 고3이 많아서 올해까진 애들이 먼저 그만하자고 하지 않으면 수능칠 얘들은 수능치기 전까지 고2도 올해까진 해야될것 같아서

    내가먼저 그만두고 재끼는건 걔들한테도 쫌 미안해서...그건 그래도 책임져야 될것 같아서...

    이건 얘들한텐 비밀이지만 밤에 고등수학공부도 하고 그러고 있어...할수록 할게 많아지는게 공부라더니 진짜 그말이 맞기도 하고...

     

    이제 어떻게 할꺼냐고 엄마도 물어봤는데...진짜 진짜 모르겠어...

    오랫만에 호주에 있을때 아빠한테 썼던 메일들...아빠가 보냈던 메일들 읽어봤어...그리고 회사 첨 들어갔을때 내가 보낸 메일도...

    근데...요즘은 생각이많아...너무 많아서 머리가 아파...그러다 보면 그냥 다 잊어버리고 딴 생각하고 있기도 해...또 도망치는거지...

    근데 생각을 해도 해도 답이 안나와...

    호주에서 아빠가 석사과정 밟아보라고 했을때 그때 할껄 이라는 후회도 잠시 했었고...

    들어와서 회사 첨에 들어갔을때 아빠가 제대로 된데 다시 알아보라고 할때 그럴껄 이라는 생각도 했었고...

    근데 이런거 다 지나간거니까 그냥 넘기고...앞으로 어떻게 할껀지 결정해야 되는데 아직 못했어...모르겠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아빠가 엄마가 "어떻게 해라" 라고 하는 나이는 이제 지나갔으니까...

    그리고 나도 생각하고 있어...답이 안나와서 그렇지...생각은 하고 있어...답답하겠지만...아빠도 엄마도 나 보고 있음 답답하겠지만

    생각하고 있으니까 기다려줘...답이 나올때까지...나오겠지...

    지금으로썬 나도 모르겠다...누가 나 책임져줄테니까 시키는대로만 살아라고 하면 진짜 다 포기하고 접어버리고 그렇게 따라갈판이야...

    나도 모르겠어...

    예전에 그 많은것들 다 어디로 갔는지...하고싶었던것, 배우고 싶었던것, 가끔 재밌게 보냈던 시간들, 그건 다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요즘은 그냥 지루하고 재미없고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어...수업 다니고 있는 것도 신기할 정도야...

     

    아빠 딸이 연애는 하면서 단 한번도 결혼얘긴 안하는 이유...

    그것도 무서워...결혼이라는것도...한사람이랑 그렇게 맞춰가면서 하나의 가정을 꾸리고 내가 그 가정의 뭐가 되고...책임지고...평생...

    난 자신없어...그래서 연애는 하면서도 엄마아빠한텐 뭐 그냥 연애도 안한다..결혼도 생각없다..그러는건데...

    지금은 그 결혼이라는것도 딸한텐 하나의 스트레스로 자리잡아버렸어...그만큼 내가 나이가 많아졌다는거지...

     

    근데...아빠...........있지......

    나.............나이먹는게 무서워..........ㅠ.ㅠ 사춘기도 심하게 겪지 않았던것 같은데...난...그때도 조용히 넘긴거 같은데...

    요즘 나..............계속 나이먹는게 무서워.......싫은게 아니라 무서워.........아빠한테 이런말 하면 안되는건가??

    몰라몰라...암튼 지금은 몰라...그냥 진짜...요기서 시간이 딱 멈추거나 아니면 그냥 10년 후로 후딱 지나가있었음 좋겠어...뭐 어떻게든 됐겠지...

    지금은 그래...아빠 딸이 지금은 그래...예전에 중학생때 고등학생때 겪지 않은 사춘기 지금 겪는것 같은 기분이니까...

    나도 날 모르겠으니까...아빠도 엄마도 지금은 그냥...잠시만...얼마가 될진 모르겠는데 그냥 우리 딸이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해줘...

    머리 터지기 전엔 답이 나오겠지...그리고 답이 나오기 전까진 내가 마무리 해야 될 수업을 할꺼고...답이 나오게 되면 뭐 그건 그때 나온 답을 보고 행동하고...

     

    일딴은...이런 길고 긴 얘기 얼굴보곤 못해서

    엄마한테도 너무나 짧게 "그만뒀어! 지금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 그만둔건 회사가 지랄맞아서!" 이렇게 밖에 말못했고

    아빠한텐 엄마한테 얘기하라고 한거고...그랬어...내가 직접못해서 미안하구...이러고 있어서 미안하고...

    그리고.......모르겠다...암튼 미안...나중에 전화할께요...

    잠안와서...오늘 오전에 아빠랑 쪽지 주고 받은게 계속 신경쓰여서...잠도 안오고...그래서 컴퓨터 자판 두드려 봤어...이제 자야지...낼 수업많은날...!!

     

    너무...걱정하지 마요...그냥 걱정하라고 하는얘기가 아니라...그냥 아빠 딸이 이러고 있다는거 알고 있으라고...

    걱정할 일이 아니라...딸이 생각하고 있는 시간이라고...그리고 쪼끔만...아주 쪼끔만 믿고 그 자리에 쫌 있어줘...

    내가 방황하다가...딴생각으로 빠지다가...엄한 짓하기 전에...길잃고 헤맬때...그래도 그자리에 지키고 있는 아빠 엄마 보고 다시 내 자리 찾아갈수 있게...

    그냥 그자리에 가만히 원래 중심잡고 있던 자리에 잠시 있어줘...그거 해달라고...

    딸이 하는말 무슨 말인지 울 아빤 알꺼라 생각함!! 이상......에잇......괜히 잠안자고 메일 쓰다 눈물난다...잘래!! 잘자요~




    항상 내 마음속의 긴의자에 앉아 있는 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으로
    나에게 많은 힘을 줘서 너무너무 고마워요^o^~~~
    난 그 마음 모두 고이고이 간직할 수 있는 큰 사람이 될래~
    그리고 내가 받은 마음 꼭 배로 돌려줄수 있는 사람이 될래~
    그때가 될때까지 항상 내 긴 의자에 앉아 있어야해^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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