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한 청춘+:+조 수 현 / 3회
여느 때나 다름없이
외로운 숨소리 받아 안고
문을 열었다
힘 잃은 눈동자엔 고독이 몸부림 치고
핏줄냄새 그리워하다
세월에 살점 다 뺏기고
앙상한 뼈만 붙들고 누워
산수화 두어 점 그려놓고
민망해 하시더라
쩌렁쩌렁 젊은 피 역동할 땐
눈언저리 붉어진 채
별도 달도 없는 천정만 바라보며 한숨 잡을 줄
뉘 알았으랴
보리심고 콩 심어 가꾸어 냈듯이
올망졸망 전답은 올해도 풍년인데
이젠 흰머리 흰 수염만 키워내신다
너라도 봐야 목에 밥 넘어가신다며
애처롭게 매달리는 색 바랜 그 눈빛을 잊을 수 없어
나의 뜨거운 한줄기 피가
오늘도 그곳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