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는 꼴찌였다 / 9회 곽향련

◎ 자 료/3. 카페 글

by 최안동(圓成) 2012. 11. 20. 15:36

본문

이름(기수) 곽향련(9)
제목 나는 꼴찌였다
어느 교수의 가슴뭉클한 이야기랍니다.
 
어느 대학 교수의 가슴 뭉클한 고백이 트위터 사이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교수는 중학교 1학년 때 전교에서 꼴찌를 했는데, 성적표 1등으로 위조해
아버지께 갖다 드렸습니다.
이후, 그 학생은 너무 죄스러운 마음에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해 17년 후
대학교수가 되었고 유명한 대학의 총장까지 하게 됩니다.
 
나의 고향은 경남 산청이다. 지급도 비교적 가난한 곳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정형편도 안되고 머리도 안되는 나를 대구로 유학을 보냈다.
대구중학을 다녔는데 공부가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68, 꼴찌를 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았으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 했더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앞으로 봐야제...이번에는 어쩌다 1등을 했는가배.."했다.
"명순(아버지)이는 자식 하는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거리를 해야제" 했다.
 
당시 우리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 사람들을 모아 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집 재산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다음 말 "아부지..."하고 불렀지만, 다음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리고 달려 나갔다.
그 뒤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속에서 숨을 안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 후 나는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나의 아들이 중학교에 입할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가 되던 어느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과하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 요..." 하고 말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그만 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
고 하셨다.
 
자식의 위조한 성적을 알고도, 재산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 총장인 나는, 아직도 감히 알 수가 없다.
----------------------------------------------------------------------------
이 땅의 부모님들은 1등을 원하지 않는 부모는 없으리라.
욕심을 비우고 또 비우고, 그래도 아니되면 급한 성격에 아이를 야단치고 짜증을 내기도 하였으리라.
부모란 욕심이 앞서기 때문에...
기다림이란 그래서 값지고 아름다운가 보다.
나 역시 이 글을 읽으면서 아이를 키운 지난날을 돌아본다. 반성 해본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