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주여행 상용화에 가장 접근한 업체는 영국 버진그룹 계열사인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이다. 창조경영의 대표자이자 모험가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2004년 설립했다. 설립 당시에는 2008년이면 민간 우주 관광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여러 요인으로 인해 2년 정도 미뤄진 상태다.
버진 갤럭틱은 지난 2005년부터 홈페이지(www.virgingalactic.com)를 통해 20만 달러짜리 우주여행 상품의 예약을 받고 있다. 탑승객은 예약금 액수에 따라 창설자(Founders, 20만 달러, 100명 한정으로 마감됐음), 개척자(Pioneers, 10만~17만5천 달러, 운행 첫해 탑승), 항해자(Voyagers, 2만 달러, 개척자 이후 탑승) 등 3등급으로 나뉜다. 올 상반기까지 2만 달러 이상 예약금을 낸 사람은 40여 개국 300여 명이며 그중 한국인은 아직 없다.
버진 갤럭틱은 현재 미국 뉴멕시코에 건설 중인 상업용 우주선 발사기지가 완공되면 곧바로 준궤도 우주여행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조종사 2명과 관광객 6명이 탑승하는 '스페이스십(Spaceship) 2'의 최초 탑승객은 브랜슨 회장과 그의 가족, 설계자인 버트 루턴 등으로 결정돼 있다. 이들을 비롯해 모든 예약자들은 탑승 전 3일간 신체검사와 중력 가속도(G-Force) 극복, 유대감 강화 프로그램 등 안전한 우주여행에 필요한 사전 준비 및 훈련을 거쳐야 한다.
버진 갤럭틱의 뒤를 쫓는 업체로는 미국 민간 우주 관광업체 '엑스코 에어로스페이스(XCOR Aerospace)'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
모하비 사막 우주기지에서 우주관광선 '링스(Lynx)'를 개발 중이다.
'링스'는 조종사 1명과 관광객 1명이 탑승하는 소형 우주선으로 내년부터 시험비행에 들어가 빠르면 2011년 우주여행 상용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현재 홈페이지(www.xcor.com)에서 우주여행 상품 예약이 가능하다. 가격은 버진 갤럭틱의 절반에 해당되는 9만5천 달러로 책정됐고, 첫 탑승객은 덴마크의 투자은행가 퍼 위머로 결정돼 있다. 위머는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3차례 우주비행을 경험한 예비역 공군 대령 리처드 시어포스와 함께 탑승할 예정이다.
이밖에 지난 2001년부터 총 7회에 걸쳐 세계 억만장자들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낸 미국
버지니아 주의 '스페이스 어드벤처'도 민간 우주 관광선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 우주왕복선 소유스 호를 이용하는 현재 방식과 다른 탑승 정원 5명의 소형 우주 관광선을 이용하는 10만 달러 안팎의 상품을 시판할 예정이다.
◆나비처럼 날아올라 벌처럼 쏜다!
버진 갤럭틱의 우주 관광선 '스페이스십 2'의 운행 시뮬레이션을 보면
무하마드 알리의 명언이 떠오른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표현대로 모선(母船)에 실려 부드럽게 이륙한 후 공중에서 로켓 엔진을 점화시켜 하늘로 솟구친다.
'스페이스십 2'는 총알 모양의 날렵한 동체에 대류권 재진입 때 속도를 줄이기 위해 삼각형 모양의 날개를 90° 각도로 세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고도 5만 피트(약 15.5㎞)까지 실어 나를 모선인 '화이트 나이트(White Knight) 2'는 두 대의 항공기를 병렬로 연결한 형태로 4개 엔진이 장착돼 있다. 탄소섬유로 제작된 항공기 중 세계 최대 크기로 현재 시험비행이 진행 중이다.
'화이트나이트 2'가 5만 피트 상공에 이르면 '스페이스십 2'는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을 점화해 음속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날아오른다. 모선에서 분리돼 우주 공간의 시작점인 지구 상공 약 100㎞ 지점까지 솟구친다. 모선 분리에서 준궤도 도달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90초이다.
양쪽 창가에 앉은 6명의 승객은 이후 4~5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며 우주여행의 하이라이트를 만끽하게 된다. 최대 고도 110㎞ 지점에서 푸른 별 지구의 파노라마 풍경을 마주한다. 가시거리가 1천600㎞에 달해 햇빛을 받아 빛나는 지구 표면의 굴곡과 우주의 암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스페이스십 2'의 내부는 탑승객들이 둥둥 떠다니는 무중력 상태를 충분히 즐기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넓다.
짧고 극적인 우주여행이 끝나면 '스페이스십 2'의 엔진이 재점화된다. 동체와 수평을 이루었던 날개를 수직으로 세운 상태로 하강하게 된다. 이후 7만 피트(약 21.5㎞) 상공에서 날개를 본래 상태로 펴고 착륙하게 된다. 이륙 후 지구 귀환까지 소요되는 비행시간은 약 2시간 30분이다. 버진 갤럭틱은 우주여행 프로그램 시행 첫 1년 동안은 '스페이스십 2'를 주 1회 운행하고 이후 차츰 횟수를 늘려 하루 2회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엑스코 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관광선 '링스'는 8.5m 길이의 소형 우주선으로 '스페이스십 2'의 절반 크기다. 모하비 우주기지 활주로에서 로켓 엔진을 점화시켜 음속의 2배 속도로 이륙한다. '링스'는 13만8천 피트(약 42㎞) 상공에 이르면 엔진을 끈 상태로 20만 피트(약 61㎞)까지 상승하는데 이때 탑승객은 무중력 체험과 함께 창밖으로 대기권 아래 지구의 경이로운 모습을 감상하게 된다. 귀환은 글라이드 선회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이륙부터 착륙까지 총 30분이 소요된다.
'링스'는 일반 항공기처럼 수시 이착륙이 가능해 탑승객만 있다면 하루 4회 이상 운행할 수 있다고 한다. 탑승객은
애리조나 주에 있는 리조트에 4일간 머물면서 오리엔테이션, 신체검사, 중력 가속도 극복 훈련 등을 받아야 한다.
글/장성배
기자 / 사진 / 연합뉴스 DB센터, 버진 갤럭틱 한국 홍보사무소(02-752-4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