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님 만나고 왔네유
지난주 금요일 저녁 하룻밤 쉬러 혼자 강원도엘 갔구먼유
사실은 다른 할 일이 생겨서 갔지만 맴은 벌써 딴데 가 있었슈
고것이 무엇이냐~~~
뭐것어유~~ 꽃담으러 가는 것이제
그무렵이면 근처서 피는 '물매화'를 담고 시간 남으면 '해국'담으려고...ㅋㅋ
어둔 고속도로를 달림서도 '물매화'와 바닷가에 핀 '해국'만이 머리를 지배하고 있었슈
이 밤이 어서 지나고 내일이 빨리 왔음 좋겠구먼...ㅎㅎ
이쯤되면 저 병걸린 거 맞쥬? 그것도 단단히 말예유...^^*
여러분도 사진에 한번 빠져 보서유. 하기야 다른 취미도 다를 바 없잖아유!!
저는 접사를 주로 하는디 사진 담는 동안은 암것도 생각 안 나유
그만큼 잡생각이 안 나니께 맴이 참말로 편안하고 넘넘 행복하구먼유
세 시간여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네유
밥은 먹는둥 마는둥 하고서는...
가게에서 사간 훈제오리 데워 소주 몇 잔 들이킴서 느린 시간을 재촉했지유
내일을 생각하면 혼자있는 외로움 따위는 암것도 아니었쥬
어렵사리 잠을 청한 후 새벽 같이 일어났어유
자는둥 마는둥 해도 이상하리만치 몸이 가뿐하고 날아갈 듯 햇슈
암만케도 골짜기라 공기도 좋고 님 만날 생각 때문이겄쥬
할 거 다 해놓고 나니께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러버린 거 있쥬
이시간에 출발해서 물매화 담고 '해국'을 담을 수 있을까 싶었슈
'물매화'가 피는 정선으로 바삐 차를 몰았네유.
왜바삐 차를 몰았을까유...ㅎㅎ
물론 빨리 물매화를 담고 동해로 넘어 가야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꽃사진은 햇빛이 없으면 꽝이거든유. 그것도 역광이나 사광에서 담아야 해유
그늘이 드리워지면 꽃을 담아 봐야 별 소용이 없구먼유.
엥~~
이게 뭐당가요.
물매화가 지천에 피긴 혔는디 역시 깊은 산골이라 온통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슈
본디 물매화는 봄에 피는 매화를 꼭 닮았는디 물가 근처에서 핀다고 혀서
'물매화'라 불렀다는구먼유. 꽃말은 '고결', '정조'라고 돼 있네유
실제로 보면 쪼맨한 것이 얼마나 이쁜 지 몰라유.
지는요,
이런 꽃이 있다는 걸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넘 넘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있슈
두리번 거리다 햇빛이 드는 곳에서 핀 물매화 군락지를 찾아냈슈
괜찮은 모델 앞에서 꾸려앉아 절하는 모냥으로다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슈
지금부텀 행복의 나라로 여행을 시작해 보겠네유
'물매화'는 작고 배경이 좋지않은 게 특징인데 파란 하늘을 머금고 있는 물가에 네 아이들이 펴
있었구먼유. 다행히 이끼도 함께하고 있어 무릉도원이 바로 여기구나 생각을 했지유
물매화에 푹~빠져 지내다보니 점심시간을 훌쩍 넘어버렸네유. 배고픈 것도 모를 만큼 넘 좋았
다는 것이겠지유. 마지막으로다 태양과 함께 물매화를 담아봤슈. 나름 괜찮아 보여유?...ㅎㅎ
첫날 늦게 추암에 도착하는 바람에 담을 게 없었네유. 파란 하늘과 흰구름그리고 푸른 바다와
다음날 새벽 같이 일어나 일출 담으러 갔는데유 구름이 훼방을 놓는 바람에 그만...
그래도 비스무리한 연출은 되지 않았나 싶구먼유. 풍경에 익숙치 않아서...
촛대바위 근처에 있는 바위를 둘러싼 해국을 담아 봤네유. 저기 형제바위도 보이구먼유
파도, 모래와 함께 담아보려 무척 애를 썼네유. 보기에 편하게 보이실지 모르지만 이렇게 담기까
지는 온 몸을 고생시켜야 하구먼유. 그래도 많은 보람을 느껴서 좋아유.
꽃을 담을 땐 꽃만 담는 게 아니라 주변과 잘 어울리게 담아야 해유
바다보다는 하늘 배경을 위주로 담아야지 함서 담은 거구먼유. 무조건 하늘 배경을 위주로 하는
게
꽃사진을 담을 때는 이쁘다고 무조건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은 아니지유.
이야기가 담겨 있는 사진을 담아야 한다 이거쥬. 위 두장의 사진을 담을 때 '그리움'이라는
글자를 생각함서 담았네유. 바다 건너 멀리 떠나 있는 님을 그리워하는 여인 또는 남정네의 모습
을 떠올렸지유. 어때유, 여러분들 눈에도 그리 보이는 감유?
간단히 사진만 올리려 했는디...
괜히 잔소리가 길어졌네유.
그럼 좋은 생각만 함서 즐거운 주말 되서유...사랑해유!!
빈대떡 신사의 유래... / 2회 김형수 (0) | 2012.03.15 |
---|---|
스티브 잡스 / 2회 하상웅 (0) | 2011.11.07 |
아름다운 이야기 / 5회 곽성근 (0) | 2011.06.23 |
중년의 고운 노래모음 / 12회 푸른강산 (0) | 2011.05.24 |
야생화 감상 / 8회 강민구 (0) | 2011.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