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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만나고 왔네유 / 5회 곽성근

◎ 자 료/3. 카페 글

by 최안동(圓成) 2011. 10. 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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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님 만나고 왔네유 

 

지난주 금요일 저녁 하룻밤 쉬러 혼자 강원도엘 갔구먼유

사실은 다른 할 일이 생겨서 갔지만 맴은 벌써 딴데 가 있었슈

고것이 무엇이냐~~~

뭐것어유~~ 꽃담으러 가는 것이제

그무렵이면 근처서 피는 '물매화'를 담고 시간 남으면 '해국'담으려고...ㅋㅋ

어둔 고속도로를 달림서도 '물매화'와 바닷가에 핀 '해국'만이 머리를 지배하고 있었슈

이 밤이 어서 지나고 내일이 빨리 왔음 좋겠구먼...ㅎㅎ

이쯤되면 저 병걸린 거 맞쥬? 그것도 단단히 말예유...^^*

여러분도 사진에 한번 빠져 보서유. 하기야 다른 취미도 다를 바 없잖아유!!

저는 접사를 주로 하는디 사진 담는 동안은 암것도 생각 안 나유

그만큼 잡생각이 안 나니께 맴이 참말로 편안하고 넘넘 행복하구먼유

세 시간여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네유

밥은 먹는둥 마는둥 하고서는...

가게에서 사간 훈제오리 데워 소주 몇 잔 들이킴서 느린 시간을 재촉했지유

내일을 생각하면 혼자있는 외로움 따위는 암것도 아니었쥬

어렵사리 잠을 청한 후 새벽 같이 일어났어유

자는둥 마는둥 해도 이상하리만치 몸이 가뿐하고 날아갈 듯 햇슈

암만케도 골짜기라 공기도 좋고 님 만날 생각 때문이겄쥬
할 거 다 해놓고 나니께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러버린 거 있쥬
이시간에 출발해서 물매화 담고 '해국'을 담을 수 있을까 싶었슈
'물매화'가 피는 정선으로 바삐 차를 몰았네유.
왜바삐 차를 몰았을까유...ㅎㅎ
물론 빨리 물매화를 담고 동해로 넘어 가야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꽃사진은 햇빛이 없으면 꽝이거든유. 그것도 역광이나 사광에서 담아야 해유
그늘이 드리워지면 꽃을 담아 봐야 별 소용이 없구먼유.
엥~~
이게 뭐당가요. 
물매화가 지천에 피긴 혔는디 역시 깊은 산골이라 온통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슈
본디 물매화는 봄에 피는 매화를 꼭 닮았는디 물가 근처에서 핀다고 혀서
'물매화'라 불렀다는구먼유. 꽃말은 '고결', '정조'라고 돼 있네유

실제로 보면 쪼맨한 것이 얼마나 이쁜 지 몰라유. 
지는요,
이런 꽃이 있다는 걸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넘 넘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있슈
두리번 거리다 햇빛이 드는 곳에서 핀 물매화 군락지를 찾아냈슈
괜찮은 모델 앞에서 꾸려앉아 절하는 모냥으로다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슈
지금부텀 행복의 나라로 여행을 시작해 보겠네유 

 


    '물매화'는 작고 배경이 좋지않은 게 특징인데 파란 하늘을 머금고 있는 물가에 네 아이들이 펴 

     있었구먼유. 다행히 이끼도 함께하고 있어 무릉도원이 바로 여기구나 생각을 했지유

 

빛샘9.jpg


     물매화에 푹~빠져 지내다보니 점심시간을 훌쩍 넘어버렸네유. 배고픈 것도 모를 만큼 넘 좋았

     다 것이겠지유. 마지막으로다 태양과 함께 물매화를 담아봤슈. 나름 괜찮아 보여유?...ㅎㅎ 

 

빛샘10.jpg

     바위를 배경으로 디테일하게 담아봤슈. 속살은 이렇단 말씀이지유
 
오후 3시경 물매화와 데이트를 끝내고 후다닥 챙겨서 해국이 피는
동해 '추암해수욕장'으로 휘리릭 내달렸지유
추암해수욕장에는 '해국'으로도 유명하지만 '촛대바위'도 유명하지유.
애국가가 시작될 때 해 뜨는 영상이 거기서 담은 거라는 거 아시는 지 몰겠네유   
우좌지간 난 '해국'을 만나러 온 것인게로 일출엔 관심 없었어유
4시 30분쯤 도착했네유
에게게~~
이곳 역시 너무 늦게 온 탓에 바위틈에 핀 '해국'에서 빛이 떠난 지가 오래였슈 
딱 퍼질고 앉아 울고 싶은 심정이었구먼유
마음에 안 드는 것이지만 대충 몇 개라도 담고 돌아서려니 아쉬움이 맘을 짓누르데유
어둠이 깔리는 바닷가 모래밭에 앉아 철얼썩 처얼썩 파도와 대화를 나누었쥬
파도가 '먼길을 언제 또 오실 건가요. 하룻밤 쉬었다 내일 아침에 일출도 담고
아침 빛들 때 '해국'도 담고 가시지유' 하는 거 있쥬
나는 '안 된다, 집에 가야된다'하면서도 파도가 권하는 쪽으로 맘이 기울어져 있었네유.
집에 전화를 넣어 그곳에서 하룻밤 유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나니 좀전 혼란스러움은
온데 간데 없고 가슴엔 평온함으로 가득했지유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 않은 나로선 대략 난감이었는디유, 나름 뜻있게 보냈어유.
짧지 않은 밤 바닷가를 수십번 오가며 바쁘게 살아온 나를 뒤돌아 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거쥬 뭐. 그래 봤자지만유~~ㅎㅎ
간만에 글이라고 쓰니께 자꾸 이바구가 길어지네유.
배가 고픈 게 밥은 먹어야 되것쥬?
식당에 들어가서 회 조금 시켜서 쇠주 석 잔 하고는 기분이 좋아 한 병을 다 마셔버렸네유.
딸려 나오는 매운탕에 밥도 한 그릇 후딱 해치워 버렸구유.
안 된다는 식당주인을 졸라서 식당에 붙어있는 쬐끄만한 방에서 외로운 밤을 보냈네유
그래도 내일 아침 일출과 해국 담을 생각에 행복이 가득했구먼유.
5시 30분에 일어났네유. 6시에 일출 담으려고 촛대바위로 갔시유.
해뜰시간이 지났는데도 해는 안 보이더구만유.
이미 해가 떴는데 구름이란 넘이 훼방을~~ㅠㅠ
구름에 가려진 해라도 샷을 몇 방 날렸구먼유. 애국가 첫 장면을 생각함시로...
일출은 마감하구유...
곧장 백사장을 가로 질러 햇빛을 잔뜩 머금고 있는 해국을 향해 줄달음질 쳤네유.
수많은 해국이 '어서 오세요'하면서 나를 반기는 듯했지유
나는 녀석들에게 화답이라도 하듯 셔터를 날리고 또 날렸네유
자~ 그럼 해국의 나라로 가 보시겠슈...ㅋㅋㅋ
 

빛샘8.jpg


     첫날 늦게 추암에 도착하는 바람에 담을 게 없었네유. 파란 하늘과 흰구름그리고 푸른 바다와 

     거친 파도가 허전한 마음을 많이 채워주었네유. 우뚝 솟아있는 촛대바위 잘 보이쥬...ㅎㅎ

 

빛샘7.jpg

      다음날 새벽 같이 일어나 일출 담으러 갔는데유 구름이 훼방을 놓는 바람에 그만...
      그래도 비스무리한 연출은 되지 않았나 싶구먼유. 풍경에 익숙치 않아서...

 

빛샘1.jpg


       촛대바위 근처에 있는 바위를 둘러싼 해국을 담아 봤네유. 저기 형제바위도 보이구먼유
       이 풍경을 담으려면 자칫 바다에 빠질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해유, 해서 사람들이
       잘 안 담는데유 저는 바들바들 떨면서 겨우 몇 컷을 담았네유.  무서워잉~~ㅎㅎ

 

빛샘2.jpg

 

      파도, 모래와 함께 담아보려 무척 애를 썼네유. 보기에 편하게 보이실지 모르지만 이렇게 담기까
      지는 온 몸을 고생시켜야 하구먼유. 그래도 많은 보람을 느껴서 좋아유.

 

빛샘5.jpg


    꽃을 담을 땐 꽃만 담는 게 아니라 주변과 잘 어울리게 담아야 해유

    위 사진에선 하늘과 구름, 바다와 파도, 바위까지도...    

 

빛샘3.jpg


     바다보다는 하늘 배경을 위주로 담아야지 함서 담은 거구먼유. 무조건 하늘 배경을 위주로 하는 
     게
  아니라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좋아 보일때 택하게 되는 것이지유.  

 

빛샘4.jpg

 

빛샘11.jpg


    꽃사진을 담을 때는 이쁘다고 무조건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은 아니지유. 
    이야기가 담겨 있는 사진을 담아야 한다 이거쥬. 위 두장의 사진을 담을 때 '그리움'이라는
    글자를 생각함서 담았네유바다 건너 멀리 떠나 있는 님을 그리워하는 여인 또는 남정네의 모습
    을 떠올렸지유. 어때유, 여러분눈에도 그리 보이는 감유?
 
    간단히 사진만 올리려 했는디...
    괜히 잔소리가 길어졌네유.
    그럼 좋은 생각만 함서 즐거운 주말 되서유...사랑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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