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떨어진 거리를 걸었습니다.
온몸 부서지는 아픔에 신음하는 낙엽들.....
나만의 이기심으로
잎새의 고통을 외면한 채
밟고 또 밟고....
걷고 또 걸었습니다.
마치
가을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것 처럼......
시린가슴에
겹겹이 늘어나는 옷깃을 여밀때
마디마디에 매달린
살점 하나하나를 떼어내고
앙상해지는 몰골을 드러내며
거리의 가로수들은
그렇게 그들만의 겨울채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길가는 바람에
낙엽 한 잎
사르르......
두 손 위에 살포시 내려앉습니다.
그것은 그리움이었습니다.
지난 세월이......
스친 인연들이.......
잠시 머물다 떠난 친구가.......
아름다웠었던 그 가을날들이.......
묵은 그리움되어 채곡채곡 쌓여만 갑니다.
그리움이 얼룩진 쓸쓸한 벤취위에
눈물 한 방울
또르르.......
인생무상.......
못다한 미완의 삶......
아직 채 여물지 못한 내 삶들......
허허로운 가슴속에 노을이 짙어갑니다.
가을은......가을은 .......
그런 계절인가 봅니다.
떨어지는 낙엽 한 잎에도
누군가가 그립고........
그래서 더 쓸쓸하고......
가슴속에 횡~한 바람이 일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고........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던
이외수님의 시 한 편을 떠올리며
가을의 끄트머리에 선 오늘
세월앞에 무뎌진
내 작은 감성들이
아직 조금은 살아 꿈틀거림에 감사하며
노을빛 물든 거리를 되돌아섰습니다.
오늘은 예쁜 단풍잎 하나를
책갈피속에 살며시 끼워봅니다.
이 가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