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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가 서말 가을 전어!

◎ 자 료/4. 잡 동산

by 최안동(圓成) 2011. 10. 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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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가 서말 가을 전어!

오늘도 가족들과 참가자미와 전어회 한 접시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일과를 맞이합니다.

긴~세월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이젠 정년이란 세월을 접하고 공로연수중인 윗동서와 함께 소주 한잔으로 시름을 떨쳐봅니다.

직장생활을 할 때에는 하루 일차 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 였으나,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남는 것은 시간뿐이니 흐르는 물처럼 겸손해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형님내의 생활에 활력이 넘치도록 가을의 별미 전어를 먹어봅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고소한 가을전어와 참가자미회로 깊어가는 가을밤의 풍경과 추억으로 소주한잔 나누면서 곤드레만드레 하는 나그네의 삶이 행복입니다.

하루의 만족을 다 채우지는 못했지만 욕심보다는 나눔으로써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는 흐뭇함과 보람으로 내 삶을 돌아봅니다.

                             

 

가을 전어의 비밀!

봄보다 3배 이상 많은 지방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의 비결, 단맛·감칠맛 증폭시키기도…

가을 전어 참맛 즐기려면 2년생·15㎝ 이상 골라야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이 있다. 시집살이가 오죽 매웠으면 도망갈 생각까지 했을까. 이런 '독한' 마음을 먹은 며느리마저 발걸음을 돌리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가을 전어 굽는 냄새'의 위력은 얼마나 대단하고, 그 과학적 실체는 무엇일까.

 

전어는 겨울을 앞두고 몸에 기름이 잔뜩 오른다. 전어의 주요 어장 중 하나인 전남 광양 망덕리 어촌계장 이용호씨는 "월동 준비를 위해 몸에 기름을 비축하는 것 같다"고 했다. 수십 년 경력 어부의 체험은 수치로 입증된다. 가을 전어의 가식(可食)부위(먹을 수 있는 부위) 100g당 지방은 10.0g이다. 봄에는 지방이 3.0g. 가을이 봄보다 세 배 이상 더 많다(조영제, '생선회학').

 

지방은 그 자체로는 무미(無味)·무취(無臭)하다. 하지만 지방은 단맛, 감칠맛 등 다른 맛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물고기건 고기건 지방이 오르면 맛이 더 진하고 깊게 느껴지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지방은 또 살코기를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사철 나는 전어 중에서도 연중 지방이 가장 많은 '가을 전어'가 제일 맛있다. 자연히 그 가을 전어를 구울 때 몸통에서 뚝뚝 떨어지는 기름이 뿜어내는 연기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소함 그 자체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가을 전어가 집 나간 며느리까지 돌아오게 만드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 전어를 굽는 시간, 즉 고소한 냄새를 피우는 시간의 정도다. 지방은 살코기에 비해 열전도율이 낮다. 따라서 같은 전어라도 지방 함류량이 더 많은 것을 구울 때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그만큼 고소한 냄새도 더 오래, 더 많이 피우게 되는 것이다.

 

전어는 옆으로 납작하면서 전체적으로 동그스름하고 날렵한 모양새다. 전어를 한자로 표기할 때 흔히 돈 전(錢)자를 쓴다. 하지만 조선 후기 해양식물학자 정약전은 '현산어보'에 전어의 생김새를 보고서 화살 전(箭)자를 써 '전어(箭魚)'라고 적고 "기름이 많고 맛이 달다"고 기록했다. 그러고 보면 진짜 화살촉처럼 생긴 것도 같다.

 

조선 중종 때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與地勝覽)'은 충청도·경상도·전라도·함경도에서 전어가 난다고 했다. 요즘도 한반도 연안해에서 고루 잡히나 서남해안에 특히 많이 분포한다. 여름은 먼바다에서 나고 가을부터 봄까지 뭍 근처 얕은 바다에서 지낸다.

 

전어는 예로부터 한민족이 즐겨 먹은 생선이다. 장사치들이 소금에 절여 서울 등 큰 도시까지 가서 팔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맛도 좋지만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릴 부위가 없다. 구운 전어의 대가리를 꼭꼭 씹어 먹으면 고소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머리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먹고 나면 입술이 기름으로 번질거린다. 밤톨처럼 생겼다 하여 '밤젓'이라고 부르는 전어 창자는 젓갈을 담가 먹는데 이 역시 별미다.

 

최대 수명이 7년인 전어는 크기가 만 1살 때 11㎝, 2살 16㎝, 3살 18㎝, 4살 20㎝ 정도. 최대 26㎝까지 자란다. 가을 전어의 고소함을 제대로 맛보려면 적어도 2년생 이상, 적어도 15㎝ 이상을 골라야 한다. 크기에 따라 지방 함량 차이가 크다.

〈표 참조〉 또 작은 전어는 양식산일 가능성이 높다. 생선 양식은 오래 하면 채산성이 떨어져 대개 1년을 넘기지 않기 때문이다.

전어는 뼈째 썰어서 씹는 맛을 즐기는 뼈회(세꼬시회)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15㎝ 안팎이 적당하다. 구이용으로는 그 이상이 지방 함량이 높아 더 맛있다. 20㎝ 이상 큰 전어를 흔히 '떡전어'라고 한다. 떡전어도 회로 먹는데, 이때는 뼈를 발라내고 뜬다.

요즘은 큰 배로 먼바다에 나가 잡아오는 전어가 많지만,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내만(內灣)이나 하구 기수역(汽水域)에서 잡은 전어가 더 낫다. 전남 광양 망덕리 근처가 그런 기수역이다. 망덕리 어촌계장 이용호씨는 "요즘 전어도 기름이 잘 올랐지만 10월이 되면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 전어 시세가 도매가 1㎏당 1만2000원, 소매가 1만5000원쯤 한다"고 했다.[펌킨자료]

 

 

 

                                                                              

[2011.10.5. 전어의 맛-圓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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